[데이터넷] 최근 자동차가 단순한 운송 수단에서 벗어나 자율주행차와 같이 스마트 카로 변모함에 따라 다양한 센서와 새로운 통신 방식이 적용되고 있으며, 그로 인해 자동차 개발 패러다임도 기계 중심에서 전기·전자 시스템으로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발생했던 상당수의 차량 사고가 전자제어장치(ECU) 내 소프트웨어 결함이 원인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기·전자 시스템의 근간이 되는 반도체를 비롯해 차랑 설계 전반에 걸쳐 효율적인 소프트웨어 개발의 필요성이 높아졌으며, 시스템 오작동으로 인한 사고 및 인명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국제사회에서는 ISO 26262라는 자동차 기능 안전성 규격을 국제표준으로 제정하고 자동차 소프트웨어 개발에 특화된 국제표준 프로세스 모델인 ASPICE(Automotive-SPICE)도 만들었다.
21일 시스템·소프트웨어 전문 컨설팅 기업 에스피아이(SPID)가 데이터넷TV를 통해 온라인으로 개최한 ‘2020 에스피아이디(SPID) 컨퍼런스’는 국내외 도입이 확산되고 있는 반도체 분야 ISO 26262와 ASPICE의 효율적인 적용을 돕기 위해 마련됐다.
올해로 11회째를 맞이하는 이번 행사는 한국IBM과 유니포인트의 후원으로 ‘솔루션 기반 글로벌 품질 표준의 실질적 대응 방안’이란 주제 아래 ASPICE와 반도체 분야 ISO 26262 적용에 있어 솔루션을 도입한 사례뿐만 아니라 관련된 분야의 노하우를 소개하는 자리로 꾸며졌다.
ISO 26262 프로세스 적용 통한 고장율 낮춰야
컨퍼런스 첫 번째 세션은 박병규 에스피아이디 엔지니어링 사업본부 수석컨설턴트가 ‘차량용 반도체 정량적 평가를 위한 기본고장율 산정 및 고장모드 분포율 도출 방안’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적절한 안전 조치를 취하기 위해서는 먼저 문제의 원인을 살펴야 한다. ISO 26262는 차량용 전장 제품에 대한 결함 및 고장 원인을 크게 ‘시스템적 결함/고장(Sysmatic Faults)’과 ‘우발 결함/고장(Random Faults/Failure)’의 두 가지로 구분하며, 기능안전 설계는 이러한 것을 방지할 목적으로 ▲결함/고장의 회피와 ▲피할 수 없는 결함/고장에 대해 안전한 상태로의 전환의 두 가지 목표를 제시한다.
‘시스템적 결함/고장’은 설계 또는 사양의 문제로 발생하는 결함으로써 사람의 실수도 이에 포함된다. 이는 강건한 프로세스 구축 및 이행, 준수와 효과적인 안전 분석을 통해 방지 가능하다. 이와 달리 ‘우발 결함/고장’은 오로지 하드웨어에만 존재하는 것으로 발생 시점을 예측할 수 없기에 안전 메커니즘과 같은 다양한 안전 수단을 통해 피할 수 없는 결함을 안전하게 만들 수 있어야 한다.
박병규 수석컨설턴트는 “기능안전 ISO 26262에서 요구되는 차량용 반도체에 대한 설계 기법 및 절차들은 기존 반도체 산업에 있어 상당히 낯선 것이 사실”이라며 “기능안전 ISO 26262 적용과 같은 개별 과정에서의 강건한 프로세스 구축 및 이행만이 사람의 실수를 미연에 방지할 뿐만 아니라 고장율을 낮추기 위해 안전 메커니즘과 같은 안전 조치들을 설계에 반영시키는 데 효과적으로 대응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고객 기준 충족 위한 프로젝트 진척 관리
두 번째 세션은 정상준 에스피아이디 프로세스 사업본부 수석컨설턴트가 ‘ASPICE 지원영역의 공통검토 필요성과 수행 방법’을 소개했다.
‘공통검토’ 영역은 고객사 수준에 맞춰 제품 품질 및 프로세스 전 과정에 일정 진척을 합의하고 검토하며 준수해나가는 활동을 의미한다. ASPICE 모델북 정의에 따르면 공통검토 프로세스는 고객과 합의한 목표와 비교해 진척 상황을 점검하고, 요구사항을 만족시키는 산출물의 개발을 보증하며, 이해관계자와 개발 결과물에 대한 공통된 이해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하다.
공통검토 대상은 품질에 대한 검토를 가장 큰 주안점으로 두고 있기에 개발 진척률 등 프로젝트 관리적인 측면과 사실상 공동검토의 메인 목적이라 할 수 있는 기술적 수준 합의로 나뉜다. 공동검토 시기는 이해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사실상 프로젝트 전 기간에 이뤄진다. 프로젝트 라이프사이클상 초기에는 변경사항이 많아 고객과 자주 만나 협의를 해야 하기에 공동검토를 자주 하게 된다.
공동검토는 고객이 결정한 수준에 따라 프로젝트 관리적인 측면에서 일정과 단계별 진척률을 확인하고, 일정지연이 발생했는지 혹은 품질에 문제는 없는지 등을 확인한다. 만약 이슈가 있다면 적합한 문제해결 프로세스에 따라 조치 방안을 수립할 수 있다.
정상준 수석컨설턴트는 “공동검토는 품질 보증 활동, 형상 관리 활동, 문제 해결 관리 등 잘 정의돼 있는 영역과 달리 체계가 잡혀있지 않지만, 고객이 원하는 기준을 맞추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활동”이라고 강조했다.
효과적인 엔지니어링 라이프사이클 관리 지원
세미나의 마지막은 김동영 한국IBM 부장이 ‘IBM ELM(ALM)을 활용한 ASPICE 도입 방안’을 주제로 IBM ELM 솔루션의 특징과 실제 적용 사례를 공유했다.
IBM ELM 솔루션은 ▲요구사항 관리를 위한 ‘도어스 넥스트(DOORS Next)’ ▲소프트웨어 설계 도구 ‘랩소디(Rhapsody)’ ▲테스트 케이스 관리 및 테스트 플랜 생성을 위한 ‘테스트 매니지먼트’ ▲릴리즈 관리 및 마일스톤 플래닝 기능을 제공하는 ‘워크플로우 매니지먼트’ 등 요구사항부터 설계, 코드·문서 관리, 테스트 자산, 플랜 및 리포팅에 이르기까지 ELM에서 다루는 모든 데이터를 링크 데이터 기반으로 연결하고 추적할 수 있도록 한다.
제품을 만들다 보면 그와 관련된 파생상품을 많이 만들게 될 경우가 발생한다. 이때 추적성 정보를 연계하면 모든 자료를 재사용하게 돼 시간과 노력, 비용 절감도 가능하다.
기본적인 툴 이외에도 오토모티브사와 함께 레퍼런스 솔루션을 제공하며, 프로세스 명세, 템플릿, 샘플 데이터, 리포트 등도 추가적으로 제공 가능하다.
작성한 데이터에 기반해 그래프 형태로 대시보드도 표시할 수 있다. 가령 리포트가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셀프서비스 형태로 직접 제작할 수 있는 툴도 제공되며, 요구사항에 대해서도 추적성을 토대로 다단계에 걸쳐 확인이 가능한 테이블도 작성할 수 있다. 이를 활용하면 빠진 부분을 찾거나 결점이 발견됐을 때 이를 처리하기 위해 어떠한 수정이 이뤄졌는지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
김동영 한국IBM 부장은 “IBM ELM 솔루션은 다양한 엔지니어링 라이프사이클을 링크 데이터를 토대로 관리하고 시각화하거나 테이블화 할 수 있는 정책적인 솔루션”이라며 “벤츠, 보쉬, 컨티넨탈, GM, 포드 등 티어1 컴퍼니에서 주로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