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인 발언이라도 무조건 믿어선 안돼
[데이터넷] 트위터 해킹 사고가 ‘여론 조작’의 시작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위터는 15일 해킹을 당해 버락 오바마, 조 바이든, 빌 게이츠, 일론 머스크 등 유명인의 계정을 통해 ‘비트코인 계좌에 돈을 보내면 두 배로 불려준다’는 내용의 글이 게재됐다. 이 사기를 통해 얻은 수익은 11만6000달러(약 1억4000만원) 정도로 알려지는데, 이 정도 수익을 위해 유력 정치인과 글로벌 기업 CEO 계정까지 해킹했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해킹 계정으로 가짜뉴스를 퍼뜨리거나 다이렉트메시지를 전송할 수 있으며, 동일한 계정 정보를 이용하는 다른 SNS로도 여론조작전을 펼칠 수 있다. 11월 대선을 앞둔 미국에서는 이 같은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며, 우리나라에서도 SNS와 유튜브, 언론 등을 통해 광범위하게 가짜뉴스가 퍼지고 있다.
‘김정은 사망’이라는 오보 사건을 보면 인터넷을 통한 가짜뉴스가 얼마나 빠르게 퍼질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미국 CNN이 4월 북한 소식을 전하는 매체를 인용,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망설을 보도하자 다른 매체들이 일제히 받아쓰기 바빴다. 전 세계 유력 언론들이 이 기사를 인용보도하면서 여론을 몰아갔으며, 국내 정치인들도 이 사실을 전하면서 정치공세를 이어간 바 있다.
테레사 페이튼(Theresa Payton) 포탈리스 솔루션스(Fortalice Solutions) CEO는 온라인으로 진행된 ‘시스코 보안 온라인 서밋’에서 보안 위협을 예측하며 ‘조작된 여론’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하며 “선거 캠페인에서 오보로 인한 문제가 불거질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국내에서도 가짜뉴스를 통한 여론조작은 심각한 상황이다. 유력 정치인이나 사회단체에 대한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기사화되는가 하면 공공연하게 이뤄지는 피의사실 공표, 근거없는 가짜 뉴스가 제작되고, 이를 반복하고 확대 재생산하면서 여론재판으로 이어가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그러면서 사회 혼란을 야기하고 갈등이 심해지고 있다.
테레사 페이튼 CEO는 이 세미나에서 “IT 기술이 혁신하는 것 처럼 사이버 범죄자들도 혁신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공격자들은 더 쉬운 방법을, 더 적은 비용을 들여 수익을 얻고자 하고 있으며, 특히 정치적 목적을 가진 공격조직이나 특정 정부의 후원을 받는 공격자들은 상대사회의 혼란을 틈타 정치적 이익을 얻고자 한다. 가짜뉴스가 이러한 공격에 이용되고 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사이버 범죄자들이 가짜뉴스가 돈이 되고 정치적 목적을 이룰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는 한, 가짜뉴스는 사라지지 않는다. 인터넷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가짜뉴스에 휘둘리지 않도록 정확한 정보를 획득하도록 노력해야 하며, 유명인의 발언이라도 이성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지혜를 가져야 한다. 또한 자신의 계정이 이러한 가짜뉴스 유포에 사용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도 필요한 일일 것이다.